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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선수의 메이저 리그 도전 전반기가 막을 내렸습니다.
일단 기본적인 성적을 간략하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8경기 출장 7승3패 3.09의 평균 자책점을 보였구요, 116.2이닝을 소화하며 107피안타 10피홈런 39볼넷 허용 93개의 탈삼진을 이끌어 냈습니다.
제아무리 7년간의 국내 프로 경험이 있다고 해도 낯선 메이저 리그 중간 성적으로는 칭찬 받기 훌륭한 성적이라 여겨집니다. 아직 올스타 전까지 남은 경기들이 있지만 일단 류선수의 마지막 등판일인 7월11일 기준으로 내셔널 리그 내에서의 류현진 선수 순위를 살펴 보겠습니다. 각 팀의 선발진이 5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모두 75명이지만 부상과 부진등으로 바뀐 선수들까지 생각하면 100명은 족히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들 중 정규 이닝을 채운 선수는 절반 수준인 47명에 그칩니다. 그 기준으로 류현진 선수 순위를 이해하시면 도움이 되시리라 믿습니다.

6월의 무승이 아깝지만 일단 다승 부문 공동 17위에 올랐습니다. 오랜 이닝을 버텨낸다는 점도 꽤 중요한데 이닝에서는 호머 베일리와 브론슨 아로요와 함께 공동 공동 14위입니다. 9이닝당 탈삼진은 최근 줄어들며 7.17개로 리그 27위권으로 떨어졌습니다. 반대인 9이닝당 볼넷 허용은 3.01개로 30위권으로 꽤 떨어집니다. 평균 자책점은 17위입니다. 마지막 경기의 5실점 때문에 10위권에서 멀어진 것이 아쉽습니다. 피홈런은 공동 21위이며 WHIP는 1.25정도로 31위입니다.
일단 위에 보여진 기록의 순위상 류현진 선수는 평균적인 내셔널 리그 팀의 2선발급의 활약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기록은 볼넷 허용입니다. 실제로 류현진 선수는 꽤 안정적인 컨트롤로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스타일이라 더욱 아쉬움을 줍니다. 일단 컨트롤 부진을 보인 상황이라기 보다는 껄끄러운 타자와의 대결에서 조심스러운 투구를 하다가 내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기서부터는 조금 더 깊이 들어가지만 흥미로운 수치와 기록들입니다.
투구가 배트에 맞아 인플레이가 된 상황에서의 타율을 계산하는 BABIP는 .285로 22위입니다. 그리고 타구가 정타로 맞는 확률인 상대 타구 라인 드라이브률에서는 17%로 당당 3위에 올라갑니다. 상대 타자들이 류현진 선수 공을 생각보다 정확히 맞히지 못하고 있다는 수치입니다. 그리고 9이닝당 득점 지원도 5.00점으로 14위권이니 리그 평균보다 많은 득점 지원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류현진 선수의 구종이 얼마나 효율적이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역시 특정 구종이 안타를 덜 허용하는 등의 상황을 살펴본 것이기 때문에 그의 주무기 활용을 살필 수 있는 기회입니다. 이는 직구의 구위, 로케이션, 무브먼트를 어느 정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일단 가장 기본이 되는 포심을 살펴보면 류현진 선수는 9.1포인트로 12위에 올랐습니다. 실제로 올시즌 메이저 리그 평균 포심 구속은 91.8마일로 148km정도가 됩니다. 하지만 류현진 선수 평균 구속은 90.5마일로 146km 정도입니다. 구속상으론 메이저 리그 타자들을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스트라이크존 양쪽 사이드 활용에 능한 선수라 좋은 수치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참고로 1,2,3위는 매트 하비, 클리프 리, 클레이튼 커쇼로 모두 20포인트가 넘습니다.

그럼 자타가 공인하는 주무기 체인지업은 어땠을까요? 4.1포인트로 9위에 올라 그의 체인지업은 메이저 리그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1위는 예상과 벗어나지 않는 콜 하멜스로 14.6포인트를 기록했네요. 여전히 좋은 무기로 활용될 구종입니다.
국내에서 크게 주목 받지 못하던 슬라이더는 특히 전반기 중반까지 효자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3.7포인트로 13위에 올랐는데 아쉬운 점은 전반기 막판에 슬라이더가 날카로움이 떨어지며 좌타자 피안타율이 .300을 넘는 아쉬움을 던졌다는 것입니다. 후반기 다시 좌타자와의 싸움, 혹은 우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슬라이더가 살아난다면 그의 후반기 성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구종의 1위는 매디슨 범가너로 역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개인적으로 류현진 선수 후반기 성적에 가장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구종이라 사료됩니다.

마지막으로 커브입니다. 여기서 류현진은 -4.3으로 40위에 그칩니다. 낮게 컨트롤 됐을 때 헛스윙을 유도하기도 했지만 높은 실투는 여지 없이 맞아나가 던진 구사율과 비교하여 안타 허용이 높았던 구종입니다. 예상되는 선수들인 아담 웨인라이트, 클레이튼 커쇼, AJ 버넷이 상위권입니다. 가능성은 보여줬으나 아직 커맨드상으로 아쉬운 부분입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류현진 선수의 상반기 성적표에 저는 A를 주고 싶습니다. 과거 일본 프로 출신 선수와의 직접적 비교는 피하겠습니다. 시대가 달라졌고 리그 역시 같지 않기 때문에 피상적인 비교는 되겠지만 절대적은 아니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여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강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류현진의 뛰어난 '베이스볼 아이큐'입니다. 한경기 한경기 등판이 늘어나면서 늘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기에 풀어나간다는 느낌이 강했고 저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벌써 경기에서 강약 조절을 하며 힘을 세이브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아마 본인도 시즌 후반까지 체력 유지를 위해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도 듭니다.
류현진의 구위는 메이저 리그의 상위권은 아닙니다. 하지만 뛰어난 커맨드와 빠른 습득, 만루 상황에서의 노안타등 득점권 피안타율 .173의 배짱이 돋보입니다. 한마디로 눈에 당장 드러나는 하드웨어보다 강력한 소프트웨어가 대단하다는 느낌입니다.
후반기에도 꾸준하게 자신만의 노하우로 스스로를 지켜 나가는 류현진 선수의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다음 편은 추신수 선수의 전반기를 정리하겠습니다.

Posted by 코딩하는 야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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