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기기 늘어나며 크롬·사파리에 잠식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서 점유율 40%대로 반토막
국내 관공서·금융권 등 액티브X 의존도 높아
유독 80%후반대 점유율, 전문가들 "난센스 상황"
전 세계 PC를 지배해온 마이크로소프트(MS)왕국이 무너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으로 들어가는 통로 격인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한 때 90%에 육박했던 MS 인터넷익스플로러(IEㆍ이하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이제 40%대로 반 토막이 난 상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유독 익스플로러의 독점시대가 계속되고 있다. 세계시장은 물론 본거지인 미국시장에서조차 익스플로러의 위세가 꺾이는데도, 우리나라에서만은 80% 넘는 점유율을 지켜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 대해 "난센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7일 인터넷 조사업체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익스플로러의 비중은 지난 달 40.18%까지 떨어졌다. 수년 전만해도 90%가 넘었고 작년 8월에도 50%대의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1년여 만에 10% 포인트 이상 점유율을 까먹은 것이다.

같은 기간 ▦구글의 웹브라우저인 크롬은 10.76%에서 무려 25.0%로 ▦애플의 사파리는 4.23%에서 5.93%까지 증가했다. 크롬은 2위인 모질라 파이어폭스(26.39%)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업계에선 익스플로러의 시장을 크롬이 그대로 빼앗아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안드로이드모바일 강세가 PC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크롬이 모바일 웹 브라우저는 아니지만 검색이나 유튜브 등 모바일 기기에서도 이용 가능한 서비스들이 다양하게 제공되면서 구글 안드로이드 확산과 함께 크롬도 함께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의 사파리는 PC 아닌 모바일 웹 브라우저다. 하지만 이 역시 아이폰아이패드의 폭발적 인기와 함께 점유율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MS는 PC의 절대강자 지위를 모바일로까지 이어가지 못한 상태. 모바일에서 구글과 애플에 워낙 열세이다보니, 익스플로러의 위세도 함께 꺾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런 세계적 추세와는 대조적으로 한국에서만큼은 익스플로러 아성이 여전히 굳건하다.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국내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은 86.50%. 90%대 밑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크롬(7.74%)이나 파이어폭스(3.84%), 사파리(1.47%)와는 차이가 워낙 현격하다.

전문가들은 몰락하는 익스플로러가 유독 국내에서만 강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엑티브X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국내 IT업계의 태생적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엑티브X는 일반 응용 프로그램과 인터넷 웹을 연결시켜주는 프로그램으로, 오직 익스플로러에서만 사용된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포털 관공서 은행 등 대부분 사이트들이 액티브X를 사용하고 있다. 70%이상이 액티브X를 쓰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액티브X를 통해 바이러스나 악성코드가 유입되는 등 여러 가지 보안 취약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구현 등 기능상의 편리성 때문에 금융기관도 관공서도 액티브X에 의존하게 된다"며 "액티브X 의존을 떨치지 못하는 한 익스플로러 의존도 계속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 세계가 멀티 웹브라우저 시대로 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MS에 묶여 있는 건 넌센스"라며 "웹 브라우저 환경을 다양화하기 위해 당국과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Posted by 코딩하는 야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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