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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실링, 랜디 존슨, 페드로 마르티네즈, 로저 클레멘스, 존 스몰츠등 이들의 이름에는 늘 강속구 투수라는 수식어가 당연히 따라 붙었습니다. 그리고 이들 모두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죠. 하지만 강속구 투수의 계보는 꾸준히 이어집니다. 과연 올해는 어느 선수의 공이 가장 빨랐을까요?
매 시즌 투수들의 평균 구속을 기본으로 메이저 리그 최고 강속구 투수들을 정리해 드렸습니다. 이번의 경우는 선발 투수로 한정했고 규정 투구 이닝을 채운 선수들로 순위를 살펴 보겠습니다. 사실 빠른 볼을 가지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절묘한 컨트롤과 볼배합으로 에이스로 군림했던 그렉 매덕스나 탐 글래빈 같은 투수가 실질적으로 더 찾기 어렵고 보기가 힘듭니다. 또한 구속은 에이스가 되기 위한 여러 조건 중 하나에 불과하고 또 구속이 이 선수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선발 투수로 한정하며 이 글을 쓰는 것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에이스 자격을 갖춘 젊은 화이어볼러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20대 초반에 불과한 이들의 치열한 경쟁은 향후 10년간 재미있는 볼거리가 될 전망입니다. 그럼 이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평균 구속이 93마일, 즉150km를 웃도는 진정한 화이어볼러들입니다.




현재 1위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에이스 스티븐 스트라스버그가 차지했습니다. 그의 평균 구속은 무려 95.4마일(153.6km)에 달하며 최고 구속은 159km에 이르릅니다. 올시즌 성적은 메이저 리그 최저선인 경기당 2.7득점 지원에 그치며 2.41의 평균 자책점에도 불구하고 4승6패에 그치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위에서 말씀드린 젊은 에이스들을 살펴 보겠습니다.
우선 2위에 오른 선수는 지난해 후반에 데뷔해 이미 메츠의 에이스로 인정 받고 있는 매트 하비입니다. 아버지 브라이언 하비도 과거 강속구 마무리 투수로 활약을 했는데 하비는 선발 투수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하비의 평균 구속은 95.2마일(153.3km)으로 타자를 윽박지르는데 충분합니다. 성적 역시 7승1패 2.00으로 이미 내셔널 리그 사이영상의 선두 주자로 거론되고 있기도 합니다. 최고 구속도 스트라스버그 보다 빠른 100.1마일이 올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제 24살이며 193cm에 102kg의 당당한 체격으로 드와이트 구든이후 자체적으로 발굴한 진정한 우완 에이스입니다. 놀라운 점은 117이닝을 소화하며 132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볼넷 허용은 24개에 그쳤고 피홈런은 5개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구위와 컨트롤을 갖춘 대형 투수입니다.
그리고 4위에 오른 선수가 마이애미 말린스의 호세 페르난데스입니다. 94.7마일(152.5km)의 묵직한 속구를 뿌립니다. 전력이 취약한 마이애미에서 5승4패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고 2.72의 평균 자책점도 훌륭합니다. 그 역시 99마일의 최고 구속을 자랑하며 수준급의 커브도 갖췄습니다. 이닝수보다 많은 삼진을 잡고 있지만 아직 컨트롤의 정교함은 하비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9이닝당 3.21개 허용은 약간의 아쉬움을 줍니다. 하지만 로저 클레멘스를 연상시키는 자신감과 이제 21살이라는 나이를 감안하며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5위에는 밀워키의 윌리 페랄타가 올랐습니다. 94.5마일(152.2km)의 평균 구속과 99마일의 최고 구속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위의 두 투수에 비하면 아직은 가공되지 않은 원석과 같은 거칠음이 있습니다. 5승9패 5.58의 성적이 이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죠. 컨트롤도 기복이 심한 편이며 마운드에서 아직 감정 조절이 익숙치 않습니다. 하지만 프로 계약 후 전업 투수로 전향한 선수기 때문에 팀은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지켜볼 겁니다. 자체 팜 출신으론 벤 시츠 이후 최대어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그 다음 투수는 류현진 선수와 함께 올시즌 신인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세인트루이스의 셸비 밀러가 11위에 랭크됐습니다. 8승6패 2.79의 성적으로 현재까지는 신인왕 0순위로 꼽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실점율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어 후반기에 유심히 봐야할 선수이기도 합니다. 강력한 직구 평균 구속은 93.4마일(150.4km)로 우완 정통파 투수입니다. 최고 구속은 97마일이며 안정적인 컨트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역시 22살의 젊은 투수며 직구 구사율이 무려 74%에 이릅니다. 거기에 커브의 배합으로 타자를 요리합니다. 하지만 말씀 드린 것처럼 6월 들어 평균 자책점이 4.31로 페이스가 뚝 떨어져 류현진과의 격차가 많이 줄었습니다. 어쨌든 카디널스는 크리스 카펜터, 아담 웨인라이트의 뒤를 잇는 에이스로 보고 있습니다.

일단 이들이 올시즌 평균 구속 93마일을 넘는 선수들로 모두 14명이 있습니다. 제프 사마자, 조단 짐머맨, 앤드류 캐시너, 저스틴 매스터슨, 다르비슈 류, 데릭 홀랜드, 저스틴 벌랜더, 맥스 쉬어저같은 선수들이 그 주인공입니다. 특이한 것은 좌투수는 홀랜드만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는 데이빗 프라이스같은 선수가 탈락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위에 언급된 4명의 영건 이외에 데뷔와 동시에 4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는 피츠버그의 게릿 콜도 101마일의 강속구를 뿌리고 평균 구속이 96마일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데뷔가 늦어 올해 규정 이닝을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드래프트 전체 1위로의 위용은 충분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얼마전에 메츠는 자크 휠러도 데뷔 시키며 하비와의 쌍두 마차를 꿈꾸고 있습니다. 휠러 역시 98마일의 속구에 95마일의 평균 구속을 자랑합니다.

아마 제 기억에 이렇게 우완 강속구 영건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 기억은 없습니다. 게다가 공교롭게 모두 내셔널 리그 소속입니다. 이들 여섯 명은 마이너 시절부터 이미 많은 주목을 받았던 기대주들이고 단순히 공만 빠른 선수들이 아닙니다. 확실한 변화구 주무기도 갖추었고 아직 컨트롤이 불안한 페탈라같은 선수도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평균 이상의 컨트롤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에이스로 팀을 10년간 이끌 수 있는 재목들이라는 겁니다. 비슷한 시기에 데뷔를 했다는 점은 이들의 선의의 경쟁을 즐길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의 발전을 지켜보며 강속구의 매력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무더운 날씨에 이들의 강속구를 바라보며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야겠습니다.

Posted by 코딩하는 야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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